강촌역에서 계곡을 따라서 구곡폭포와 문배마을로 이어진 길 중턱에 위치한 대지는 강촌 유원지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곳으로 벚꽃이 필 무렵부터 가을까지 등산객들과 자전거라이더들이 주로 지나는 곳이다. 도로를 따라 허름한 식당과 폐업한 숙박업소, 개발을 준비하다 멈춘 성절토된 부지 등이 어수선하게 뒤섞인 쇄락한 유원지의 풍경이지만 깊은 계곡과 가파른 산세, 형형 색색의 우거진 나무들을 바로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부지이기도 했다.

산만한 도로측으로의 시선은 차단하고 시선을 띄워 산등성이의 나무 가지와 눈높이를 맞추어 구불구불한 산골짜기 사이에 머무는 공간적 체험을 주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대지의 건폐율에 맞추어 가상의 부지를 만들어 띄우고 그 위에 필요한 공간을, 하부에는 주차장과 진입을 위한 공간을 계획하였다. 최소한의 조형으로 필요한 공간을 만들고 건축 재료를 제한하여 자연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변화하는 자연의 배경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길게 늘어선 돌담과 다양한 질감의 콘크리트 벽면을 따라 공간 안으로 들어서면 동측의 넓은 시유지로 시선이 개방된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오르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인 계곡 속으로 들어서게 된다. 천창을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과 반복되는 기둥과 보의 단순한 리듬으로 만들어진 공간으로 통창을 통해 외부로 시선을 향하도록 하였다. 기둥과 벽면을 돌출시켜 단조롭고 긴 건물에 리듬감을 만들고 콘크리트에 나무의 질감, 돌의 질감을 세겨 이질감 없이 자연 속으로스며들 수 있도록 하였다.